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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노트

당근 먹으면 혈당 오른다? GI 지수 진실과 오해 정리

by 실비아 건강노트 2025. 5. 10.

시작하며

요즘 ‘당근 먹어도 되나요?’라는 질문을 꽤 자주 듣습니다. 당뇨 관리 중인 분들이나 식단 조절을 하는 분들 사이에서 ‘당근의 GI 지수(혈당지수)가 80’이라는 정보가 퍼지면서 혼란이 생긴 건데요. 실제로 당근이 그렇게 혈당을 높이는 음식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당근의 혈당지수(GI) 논란의 진실을 정확하게 정리해드립니다. GI 지수가 무엇인지, 왜 잘못된 수치가 퍼졌는지, 그리고 당근을 어떻게 먹어야 혈당 관리를 도울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GI 지수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요?

(1) GI 수치로 나눠보는 식품 분류 기준

GI 지수는 ‘Glycemic Index’의 약자로, 음식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오르는지를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보통 아래처럼 3단계로 나뉩니다:

  • 55 미만: 낮은 GI 식품 – 천천히 소화되고 혈당이 완만히 오름
  • 56~69: 중간 GI 식품 – 혈당 상승 속도도 중간
  • 70 이상: 높은 GI 식품 – 빠르게 혈당을 올림

여기서 ‘80’이라는 수치는 굉장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 수치가 맞다면, 당근은 흰쌀밥이나 설탕처럼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당근이 실제로 그럴까요?

 

2. 왜 ‘당근 GI 지수 80’이라는 오해가 생겼을까?

(1) 공인되지 않은 실험으로 인해 잘못된 수치가 퍼짐

당근의 GI 지수가 80이라는 정보는 꽤 많은 사이트와 블로그, 기사 등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정확하지 않은 실험 방식에서 나온 오류입니다.

GI 지수는 아무나 측정할 수 있는 값이 아닙니다. 국제적으로 인증된 임상시험 절차를 거쳐야만 공신력 있는 GI 수치를 산정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갖춘 대표적인 기관이 바로 호주 시드니 대학입니다.

이곳에서는 ISO 280 기준에 따라 GI 지수를 산출하며, 전 세계 식품들의 공인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순히 개인 실험이나 부정확한 방식으로 나온 수치를 인용하고 또 인용하면서, 당근의 GI가 80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널리 퍼지게 된 것입니다.

 

3. 실제 GI 수치는 얼마일까? 당근 조리법에 따라 이렇게 다릅니다

시드니 대학의 공식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한 당근의 실제 GI 수치는 조리 방법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아래 정리된 정보를 보면, 생당근과 가공된 당근 간의 차이가 꽤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조리 방법에 따른 당근의 GI 지수 차이

당근 형태 GI 지수
껍질째 생으로 먹은 당근 16
깍둑썰기한 생당근 35
껍질째 간 생당근 39
껍질째 삶은 통당근 32
껍질 벗기고 삶은 통당근 33
생당근 주스 (껍질 제거, 갈은 상태) 43
껍질 제거 후 깍둑썰어 삶은 당근 49
삶은 후 곱게 간 당근 60

이처럼 가공할수록 GI 수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즉, 통으로 먹을수록 혈당 영향을 줄이고, 갈거나 삶으면 수치가 올라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4. 당근, 당뇨 있는 사람도 먹어도 될까?

(1) 생당근은 혈당 부담 거의 없는 식품

생당근을 껍질째 먹는 방식이라면 GI 지수는 16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당뇨가 있더라도 부담 없이 섭취 가능합니다. 많은 채소들이 GI가 낮은 편이지만, 당근은 그중에서도 혈당 상승을 거의 유발하지 않는 편에 속합니다.

(2) 조리·가공에 따라 혈당 부담 달라져

당근을 익히거나, 갈거나, 주스로 만들면 GI 수치가 꽤 올라갑니다. 예를 들어 당근 주스는 43, 곱게 간 당근은 60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혈당 관리가 중요한 사람은 아래를 기억하면 좋습니다:

🥕 이렇게 먹으면 걱정 없습니다! 당근 먹을 때 기억할 5가지 팁

  • 껍질째 생당근이 가장 혈당 안정적 → GI 지수 16으로 매우 낮고, 식이섬유도 풍부해 포만감도 좋습니다.
  • 당근 주스보다 생으로 먹기 → 주스로 만들면 당이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이 확 오를 수 있습니다.
  • 갈아 먹기보다는 통째로 씹기 → 갈면 소화가 빨라져 GI 지수가 높아집니다. 통으로 씹는 게 혈당에 더 안정적입니다.
  • 익히더라도 가공을 최소화하기 → 삶더라도 곱게 가지 않고 그대로 통으로 조리하는 방식이 GI 수치를 낮게 유지합니다.
  • 다른 식품과 함께 섭취하면 혈당 급등 방지 → 단백질이나 지방이 있는 음식과 같이 먹으면 혈당이 천천히 오릅니다.

 

5. 당근 GI 지수 논란, 이제는 끝

‘당근의 GI 지수가 80이라서 당뇨에 안 좋다’는 이야기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반복되면서 생긴 오해였습니다. 시드니 대학의 공인 데이터에 따르면, 생당근의 GI 지수는 16으로 매우 낮고, 대부분의 경우 당근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이 아닙니다.

단, 조리 방식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달라지므로, 갈거나 익힌 당근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평소 당뇨 관리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생당근을 껍질째 통으로 드시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당근의 GI 지수에 대한 논란은 정확한 실험 없이 생긴 오해였습니다. 건강을 위해 식단을 관리하는 사람일수록, 인터넷에서 본 수치를 그대로 믿기보다 공식 자료와 검증된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당근은, 생으로 먹는다면 걱정 없이 즐겨도 좋은 식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