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믹스커피는 우리나라에서 정말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음료다. 아침마다 향긋한 커피 향을 맡으며 하루를 시작하거나, 졸음이 쏟아질 때 한 잔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믹스커피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마실 수 있는 간편함과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덕분에 직장인, 학생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음료다.
하지만 이런 믹스커피를 마시면서도 한편으로는 '몸에 안 좋지 않을까?', '당뇨에 안 좋다는 얘기도 있던데' 같은 걱정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믹스커피를 자주 마시는 건 건강에 해롭다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특히 당뇨가 걱정되거나, 이미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런 걱정은 더 클 수 있다.
그렇다면 믹스커피는 정말 건강에 해로운 음료일까? 혹시라도 마셔서는 안 되는 음료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라는 것이다. 오히려 믹스커피를 마시는 방법만 조금 바꾸면 건강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달콤한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믹스커피에 대한 오해를 풀고, 당뇨 걱정 없이 즐기는 실용적인 꿀팁까지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1. 믹스커피, 건강에 정말 나쁠까?
믹스커피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대표적인 이유는 세 가지다. 바로 카페인, 설탕, 프림(지방) 때문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1) 카페인, 무조건 피해야 할까?
믹스커피 한 봉지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보통 40~70mg 정도다. 식약처에서 권장하는 하루 카페인 섭취량은 성인 기준 400mg 이하이므로, 단순히 카페인 함량만 본다면 하루에 두세 잔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커피 말고도 초콜릿, 홍차, 에너지 음료, 심지어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하루 카페인 총량을 따져야 한다. 하지만 카페인은 무조건 나쁜 성분은 아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한두 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이나 치매 위험이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카페인은 뇌를 깨우는 작용을 하며, 적정량을 마시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카페인을 분해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커피 한 잔만 마셔도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손이 떨리거나, 밤에 잠을 못 자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유전적으로 카페인 대사가 느린 편일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믹스커피라도 적게 마시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
2) 설탕, 믹스커피에만 들어 있는 게 아니다
믹스커피 한 봉지에는 보통 5~6g 정도의 설탕이 들어 있다. 얼핏 들으면 많은 것 같지만, 카페에서 마시는 달달한 음료에 비하면 오히려 적은 편이다. 예를 들어 바닐라라떼 한 잔에는 브랜드에 따라 30~40g의 설탕이 들어가기도 한다. 단순 비교해 보면 믹스커피 8잔이 바닐라라떼 1잔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설탕이 혈당을 올리는 것은 맞다. 정제된 백설탕은 장에서 빠르게 흡수되며,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급하게 올라간 혈당이 금방 다시 떨어지면서 쉽게 배고픔을 느끼거나, 피로감이 오는 것이다. 하지만 믹스커피 한두 잔 정도로 혈당이 확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
3) 프림(지방), 무조건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믹스커피의 프림은 대부분 팜유에서 만들어진다. 팜유는 포화지방산이 많은 기름이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혈관 건강에 좋지 않다. 그래서 믹스커피는 지방이 많고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믹스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지방의 양은 아주 적다. 프림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해도, 하루 한두 잔 수준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프림의 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체 식습관과 하루 섭취량이기 때문이다.
2. 당뇨 걱정 줄이는 믹스커피 섭취법
믹스커피를 건강하게 마시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당뇨가 있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섭취량, 마시는 시간, 제품 선택 등 몇 가지만 조심하면 걱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
1) 하루 섭취량은 적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마시느냐’이다. 일반 성인의 경우 하루 2~3잔 정도는 괜찮다. 물론 체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 정도 양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 일반인: 하루 2~3잔
- 고지혈증 환자: 하루 1~2잔
- 당뇨 환자: 하루 1잔 이하
당뇨가 심하거나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하루 한 잔도 많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설탕 양을 줄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요즘 시중에는 설탕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포장이 된 믹스커피도 있다. 뒷면에 보면 선 표시가 있어서 원하는 만큼만 잘라서 넣으면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스테비아나 에리스리톨 같은 대체당으로 만든 믹스커피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제품은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기 때문에 당 조절에 훨씬 유리하다.
2) 마시는 시간만 바꿔도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커피를 마신다. 잠이 안 깨니 커피 한 잔으로 정신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침 공복에 마시는 커피는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돼 속쓰림이나 역류성 식도염, 위염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아침 커피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식사 직후의 커피다. 식사 후 바로 커피를 마시면 몸에 필요한 철분, 마그네슘 등의 흡수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철분 흡수율은 40~60%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한다.
- 추천 시간: 기상 후 2시간 뒤
- 또는: 식사 후 2~3시간 뒤
이 시간대에 마시는 커피가 위에도 부담을 덜 주고, 영양소 흡수에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
3) 믹스커피 종류도 골라야 한다
믹스커피도 이제는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그중 하나가 ‘로스팅 정도’다. 커피 원두를 얼마나 강하게 볶았는지에 따라 맛과 성분이 달라진다.
다크로스팅 커피는 원두를 강하게 볶아 탄 맛이 나는 커피다. 문제는 이렇게 탄 커피에는 발암 물질 가능성이 있는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쓴맛이 강하다면 다크로스팅일 가능성이 높고, 가능하면 이런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제품에 ‘미디엄 로스트’, ‘마일드 로스트’처럼 적힌 제품을 선택하면 쓴맛도 덜하고 탄 성분에 대한 걱정도 줄일 수 있다.
3. 믹스커피에 올리면 좋은 재료들
건강을 조금 더 챙기고 싶다면, 믹스커피에 다른 재료를 더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재료로는 올리브오일과 계피가루가 있다.
① 올리브오일
올리브오일은 좋은 지방으로,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오일이다. 믹스커피를 마실 때 프림으로 인한 지방이 걱정된다면, 올리브오일을 한 스푼 섞어 마시는 방법이 있다.
- 위를 보호하고,
- 포만감을 줘서 과식을 막아주고,
- 다이어트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마시기 부담스럽다면, 커피 마신 뒤에 따로 한 스푼 먹는 것도 괜찮다.
② 계피가루
계피는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손발이 차거나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이 있어,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
믹스커피에 소량을 넣어 마셔도 되고, 커피 후에 따로 섭취해도 좋다.
마치며
믹스커피는 그동안 ‘몸에 안 좋은 음료’로 여겨져 왔지만, 꼭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물론 하루에 여러 잔씩 마시고, 공복에 마시고, 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인데도 설탕이 많은 제품을 꾸준히 마신다면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하루 한두 잔, 적절한 시간에 마시고, 설탕이나 프림을 조절하며 마신다면 굳이 믹스커피를 피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바닐라라떼나 시럽이 잔뜩 들어간 카페 음료보다 설탕이나 지방 함량이 낮은 경우도 많다.
중요한 건 ‘무조건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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