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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노트

혈당이 확 오르기 전에, 식사 전에 먹으면 좋은 음식

by 실비아 건강노트 2025. 4. 22.

시작하며

“같은 음식을 먹었는데 왜 나는 혈당이 더 많이 오를까?” 이런 의문, 한 번쯤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식단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고, 그 스트레스도 크다.

하지만 음식을 완전히 바꾸지 않아도 혈당을 좀 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 핵심은 ‘먹는 순서’와 ‘식사 전 무엇을 먹느냐’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으면 그 안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분해해 혈액 속으로 보낸다. 이때 혈당이 오르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포도당을 세포로 보내 저장하거나 에너지원으로 쓰게 만든다. 그런데 이 과정이 어그러지면 혈당이 혈액 속에 남아 문제를 일으킨다. 심하면 소변으로까지 빠져나가게 되고, 이게 바로 당뇨의 전형적인 현상이다.

특히 식후 혈당이 널뛰듯이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현상,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는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하고,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그 결과 세포는 인슐린에 점점 반응하지 않게 되고, 결국 당뇨병에 가까워진다.

 

1. 식사 순서만 바꿔도 혈당 상승을 늦출 수 있다

한 가지 간단한 실험이 있다. 밥, 반찬, 국 모두 똑같은 식단을 준비한 뒤, 먹는 순서만 바꿔본다. 어떤 그룹은 밥부터 먹고, 다른 그룹은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 그 다음에 밥을 먹는다.

결과는 어땠을까? 후자의 경우 혈당이 더 천천히, 완만하게 올랐다.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탄수화물보다 단백질과 지방을 먼저 섭취한 그룹이 혈당 상승 폭이 훨씬 낮았고, 특히 식사 전에 채소까지 먼저 먹은 경우에는 효과가 더 컸다.

이유는 간단하다. 채소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가 먼저 장을 코팅해주고, 단백질은 위 배출 시간을 늦춰 탄수화물이 천천히 흡수되도록 돕는다.

쉽게 말해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으로 먹으면 혈당이 갑자기 솟구치는 걸 막을 수 있다.

 

2. 식전 음식 3가지로 혈당 반응 바꾸기

단백질: 달걀, 우유

식사 30분 전에 단백질을 먹으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덕분에 음식이 천천히 배출되고, 혈당이 급하게 오르지 않는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단백질을 미리 섭취한 실험군의 식후 혈당이 최대 50% 낮아졌다는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단백질이 좋을까? 대표적인 건 달걀과 우유다.

  • 달걀 한 개에는 약 7g 정도의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 있고, 혈당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다.
  • 우유도 마찬가지로 소화가 느리고, 칼슘과 단백질이 함께 들어 있어 혈당 조절에 유리하다.

 

건강한 기름: 올리브오일, 들기름

기름도 식전 음식이 될 수 있다. 특히 올리브오일이나 들기름처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기름은 위에서 음식이 천천히 내려가도록 도와준다.

방법은 간단하다. 식사하기 10~20분 전에 한 스푼 정도 입에 머금거나, 샐러드나 나물에 뿌려서 먹으면 된다.

  • 기름 자체를 먹기 부담스럽다면, 반찬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것도 좋다.

 

채소: 양배추 또는 양파피클

일본의 한 의사는 ‘식전 양배추’만으로도 체중 감량과 혈당 개선 효과를 보았다고 밝혔다.

  • 양배추는 씹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해준다.
  • 또 탄수화물 흡수를 늦춰주기 때문에 식후 혈당을 완만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 양배추가 소화에 부담이 된다면, 식초에 절인 양파피클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하루에 양파 한쪽 정도면 충분하다.

 

3. 혈당 스파이크를 부르는 식단 조합

혈당이 갑자기 치솟는 현상, 즉 ‘혈당 스파이크’는 당뇨뿐 아니라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흔하게 먹는 조합들이 이 현상을 자주 유발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식빵에 잼을 바르고 우유나 커피를 곁들이는 조합, 김밥 하나에 음료수 한 캔, 시리얼에 우유 한 컵 같은 식단들이 그렇다. 이런 식사는 대부분 탄수화물과 당분 위주로 구성돼 있고,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밖에 없다.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면, 우리 몸은 인슐린을 대량으로 분비해 이를 끌어내리려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 인슐린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져 결국 ‘인슐린 저항성’ 상태가 된다.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혈당 조절이 점점 어려워지고,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혈당 스파이크는 혈관에도 손상을 준다. 반복적인 혈당 상승은 혈관 내피 세포에 염증을 일으키고,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벽이 두꺼워지며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무서운 건, 이런 변화들이 건강검진으로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4. 당류와 액상과당이 건강을 위협하는 방식

설탕과 액상과당은 단순히 단맛을 내는 재료가 아니다. 우리 몸에서는 이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그 결과 혈당이 급격히 오른다. 특히 음료에 들어간 당은 흡수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일반적인 식사는 위에서 장으로 이동하며 천천히 소화되지만, 설탕이나 과당이 들어간 음료는 입에 들어간 지 15분도 안 돼 바로 혈류로 흡수된다. 이렇게 빠르게 올라간 혈당은 인슐린 분비를 과하게 유도하고, 이 역시 인슐린 저항성을 불러온다.

액상과당이 많이 들어간 대표적인 음료는 다음과 같다.

  • 탄산음료
  • 과일주스
  • 달달한 커피
  • 스무디
  • 이온음료
  • 마트에서 흔히 파는 가당 음료 전반

스웨덴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5번 200ml의 가당 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제2형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무려 10배 이상 높아졌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조기 사망, 심혈관 질환, 소화기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5. 과일은 괜찮을까?

설탕과 과당이 위험하다고 하니까 “그럼 과일도 피해야 하나요?”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과일 섭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과일에는 과당이 들어 있지만, 그 외에도 식이섬유와 다양한 영양소가 함께 들어 있어 혈당이 천천히 오르도록 도와준다. 또 액체가 아니라 통째로 먹기 때문에 흡수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리다.

단, 과일도 과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 가능한 한 ‘과일주스’ 대신 통째로 먹는 걸 추천하고
  • 식사 직후보다는 간식이나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는 것이 좋다

 

6. 식사 후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

식사 후 혈당이 오르는 걸 막기 위해 무조건 약이나 복잡한 운동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의외로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식후 걷기’다.

식사를 하고 나서 10분 정도만 걸어도 혈당을 꽤 많이 낮출 수 있다. 스웨덴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후 10분 걷기만으로도 혈당이 평균 12~22% 정도 낮아졌다고 한다.

왜 이렇게 간단한 움직임이 효과가 있을까?

  • 우리가 먹은 음식은 곧 포도당으로 바뀌는데, 이게 혈액을 떠돌기 전에 근육에서 에너지로 쓰이도록 도와주는 게 바로 ‘걷기’다.
  • 특히 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은 포도당이 지방으로 더 빨리 전환되기 때문에, 식후 바로 걷는 것이 지방 축적도 막을 수 있는 실천법이 된다.
  • 단, 너무 빨리 걷거나 뛰면 위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 소화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평소보다 살짝 천천히 걷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런 습관은 식사 후 나른함도 줄여주고, 꾸준히 하면 체중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마치며

당뇨는 유전이나 나이 같은 피할 수 없는 요인도 있지만, 평소 습관에서 예방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특히 식사 전 단백질, 건강한 지방, 채소를 먼저 챙기는 것만으로도 혈당 반응을 바꿀 수 있다. 여기에 식사 순서만 살짝 바꾸고, 식후 가볍게 걷는 습관까지 더하면 생각보다 훨씬 쉽게 혈당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설탕이나 가당 음료처럼 혈당을 확 올리는 식품은 줄이고, 자연 그대로의 채소와 과일, 단백질 식품 위주로 식탁을 바꿔보자. 거창한 변화는 필요 없다. 오늘 저녁, 달걀 하나부터 먼저 먹어보는 게 시작이다.

작은 변화가 쌓이면 당뇨 걱정도 줄어들고, 건강한 생활로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

지금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식사 하나부터 바꿔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