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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노트

콩, 정말 몸에 해로울까? 영양부터 조리법까지 제대로 알아보기

by 실비아 건강노트 2025. 4. 29.

시작하며

요즘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콩’이 자주 화제에 오른다. 누군가는 매일 챙겨 먹고, 누군가는 ‘콩팥에 안 좋다’며 피하기도 한다. 특히 ‘옥살산’이라는 성분 때문에 콩을 꺼리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과연 그런 걱정은 타당한 걸까?

오늘은 콩이 어떤 식품인지, 왜 먹는 게 좋은지, 그리고 그간 논란이 됐던 옥살산 문제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콩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콩이 몸에 좋은 이유부터 살펴보자

콩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영양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류의 콩—예를 들어 대두, 병아리콩, 강낭콩, 렌틸콩, 완두콩 등—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은 편이라, 식물성 식단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대두 같은 경우는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완전 단백질’로 분류되며, 단백질 보충제의 원료로도 활용된다.

이외에도 엽산, 철분, 칼륨, 마그네슘 등 필수 미네랄도 다양하게 들어 있어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게 돕는다. 불포화 지방산과 항산화 물질인 이소플라본 같은 성분도 포함돼 있어서, 콩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기능성 식품’에 가깝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심장협회 등은 건강을 위해 콩을 꾸준히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고, UN 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아예 2016년을 ‘세계 콩류의 해’로 지정해 홍보한 바 있다.

 

2. ‘옥살산’ 때문에 콩을 피해야 할까?

콩에 대한 걱정 중 하나는 바로 ‘옥살산’ 때문이다. 옥살산은 어떤 식물성 식품에도 흔히 존재하는 성분으로,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할 경우 요로결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옥살산이 직접적으로 결석을 만든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칼슘이 풍부한 음식과 함께 먹으면, 옥살산이 장내에서 칼슘과 결합한 후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기 때문에 결석 위험을 낮출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시금치를 먹을 때 두부나 멸치 같은 음식과 같이 먹으면, 옥살산이 칼슘과 장에서 결합해 대변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게다가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콩이나 시금치 같은 식재료를 많이 먹는 그룹이 오히려 결석 발생률이 낮았다는 사례도 있다. 미국에서 잘 알려진 DASH 식단은 채소, 통곡물, 콩류가 중심인데, 이 식단을 충실히 따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신장결석 발생 위험이 낮았다.

즉, 옥살산 함량만 가지고 콩을 기피할 필요는 없으며, 식이 패턴 전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3. 조리법만 잘 지켜도 걱정 줄일 수 있다

콩에 있는 항영양소는 대부분 조리 과정에서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옥살산, 피트산, 렉틴, 탄닌 같은 성분들이 있는데, 콩을 물에 불리거나 삶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딱딱한 콩일수록 물에 오래 불려주는 게 좋고, 불린 물은 버리는 것이 일반적인 조리 팁이다. 이렇게 하면 껍질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농약이나 먼지도 함께 제거할 수 있어 위생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또한 끓는 물에 충분히 삶는 과정은 항영양소를 더욱 확실히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생콩에는 독성이 있다는 말도 있지만, 열을 가하면 그 성분은 거의 사라진다.

발효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청국장, 된장, 템페 같은 발효식품은 미생물 작용을 통해 콩 속 복잡한 성분을 단순화시켜 흡수를 돕는다. 이 과정에서 항영양소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에, 위에 부담도 덜고 소화도 쉬워진다.

 

4. 콩, 얼마나 먹는 게 좋을까?

하루에 콩을 한두 컵 정도 섭취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무리가 없는 양이다. 평소 먹는 밥에 콩을 섞는다거나, 콩 요리를 반찬으로 곁들이는 정도면 충분하다.

단, 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나, 통풍을 앓고 있는 분 중 퓨린에 민감한 체질이라면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먹는 것이 안전하다.

그 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콩은 건강한 식단의 든든한 구성원이 될 수 있다.

 

5. 콩이 심장 건강에 좋은 이유

콩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는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그런데 이건 단순한 속설이 아니다. 꽤 많은 연구에서 콩 섭취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조절하며, 혈관 건강을 지킨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콩에 들어 있는 식물성 단백질은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콩에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흡착해서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칼륨과 마그네슘이 많아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콩 단백질의 일부 성분이 혈압약처럼 작용해서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까지 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12주 동안 매일 콩을 한 컵씩 먹게 했더니 수축기 혈압이 평균 4.5mmHg 정도 낮아졌다고 한다. 이 정도 변화는 약을 먹지 않고도 혈압을 조절할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수치다.

 

6. 혈당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콩은 당지수(GI)가 낮은 식품이다. 그래서 밥이나 빵처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과는 달리, 식후 혈당이 천천히 오르고 오래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캐나다에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당뇨 환자 121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매일 콩을 한 컵 이상, 다른 그룹은 통밀 등 통곡물을 주로 섭취하게 했다. 3개월 뒤 당화혈색소를 비교했더니, 콩을 먹은 그룹은 0.5% 감소, 통곡물 그룹은 0.3% 감소라는 결과가 나왔다.

두 그룹 다 혈당이 낮아지긴 했지만, 콩을 먹은 그룹이 조금 더 큰 효과를 보였다. 여기에 콩 섭취 그룹은 혈압과 혈중 지방 수치도 함께 개선되어, 전반적인 심혈관 위험 점수도 더 낮아졌다고 한다.

콩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을 늘리고, 포만감을 유도하는 GLP-1 같은 호르몬 분비도 증가시켜 체중 감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래서 콩은 당뇨뿐 아니라 비만이나 고지혈증 같은 대사 질환 예방에도 꽤 유익한 식재료다.

 

7. 뇌 건강에도 콩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콩은 심장뿐 아니라 두뇌 건강에도 좋은 식품이다. 이건 최근에야 나온 얘기가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오랜 기간 진행된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이탈리아에서 1년간 노인들의 식습관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콩류를 자주 먹은 그룹은 인지 기능 검사에서 점수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개선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반대로 동물성 지방 위주의 식사를 한 그룹은 인지 기능이 더 빠르게 저하됐다고 보고됐다.

또, 호주 시드니 대학 연구팀은 70~90대 노인 1,000명을 6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콩과 견과류를 꾸준히 먹은 사람들은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훨씬 느렸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콩이 뇌 노화를 늦추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이런 연구들은 모두 서양 인구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콩이 전통적으로 주식이 아닌 문화권에서도 이런 효과가 확인됐다는 건, 누구에게나 콩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콩에는 엽산과 비타민 B6처럼 뇌에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고, 항산화 물질과 식이섬유는 장내 환경을 개선해 ‘장-뇌 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치며

이렇게 정리해보면 콩은 단순히 영양이 풍부한 식품을 넘어서, 과학적으로 건강 효과가 검증된 식재료라고 할 수 있다. 특별한 알레르기나 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면, 콩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혈관 건강, 혈당 조절, 뇌 기능 유지 등 다양한 건강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앞으로 콩을 꺼렸던 사람들도 한 번쯤 생각을 바꿔볼만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