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커피 한 잔, 정말 몸에 해로울까? 커피의 숨겨진 진실

시작하며

한국에서 커피는 하루 일과의 일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출근길에 한 잔, 점심 후에도 한 잔씩 마시는 경우가 많고, 자연스럽게 커피 섭취량도 상당한 수준이다. 그런데 커피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엇갈린다. 어떤 연구에서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바람 물질로 의심된다는 주장도 있다. 커피의 진실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커피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믹스커피는 괜찮은지까지 함께 살펴보겠다.

 

1. 커피, 정말 바람 물질인가?

한때 커피는 바람 물질로 분류된 적이 있다. 1991년 국제 암 연구소(IARC)는 커피를 2B군 바람 물질로 지정했고, 이는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에 해당한다. 특히 커피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라는 성분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이후 여러 연구 결과가 쌓이면서 이런 판단이 과학적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16년, 국제 암 연구소는 기존 연구를 다시 검토했고, 커피는 바람 물질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커피는 3군, 즉 암 유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물질로 재분류됐다. 이는 커피가 암을 일으킨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뜻이다.

 

2. 오히려 암 예방 효과가 있는 커피

최근 연구에서는 커피가 일부 암 발생 위험을 낮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커피 속에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클로로겐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활성산소 억제: 커피에 포함된 항산화 성분은 몸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활성산소는 세포 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 염증 감소: 클로로겐산은 만성 염증을 완화해 혈관과 장기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암 발생률 감소: 대규모 연구에서도 커피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들이 일부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았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특히 대장암, 유방암, 간암, 신장암, 자궁내막암 등에서는 커피 섭취와 암 예방 효과 사이의 연관성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다만 방광암, 췌장암, 폐암과 관련해서는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3. 커피, 치매 예방에도 효과 있을까?

커피는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카페인은 뇌세포 보호와 인지 능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 인지 능력 보완: 적당한 카페인 섭취는 뇌 기능을 자극해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신경 염증 억제: 폴리페놀과 클로로겐산은 뇌에서 발생하는 염증 반응을 줄여 신경 퇴행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 치매 위험 감소 연구: 하루 3~4잔 정도 커피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4. 믹스커피, 몸에 정말 해로운 걸까?

믹스커피는 프림과 설탕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실제로 믹스커피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과 당류의 양을 다른 식품과 비교해 보면, 생각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 프림의 실체: 프림의 주성분인 야자유에는 라우르산이 포함되어 있어 LDL 콜레스테롤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믹스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은 약 1.5g 정도로, 요플레 한 개에 들어 있는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 설탕 함량: 믹스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당류는 약 5g 정도로, 우유 한 잔(약 10g)이나 사과 한 개(약 26g)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적은 양이다.
• 결론: 믹스커피가 건강에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고, 하루 한두 잔 정도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물론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에는 섭취량을 더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건강한 성인이라면 믹스커피를 가끔 마시는 것 자체로 건강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뜨거운 커피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커피 자체가 아닌, 커피를 마시는 온도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자주 마시면 식도 점막에 손상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뜨거운 음료를 2A군 바람 물질로 분류했다. 따라서 커피를 마실 때는 온도를 조금 식혀서 마시거나, 아이스 커피로 마시는 것이 보다 안전한 방법일 수 있다.

 

마치며

커피는 한때 바람 물질로 오해받았지만, 현재는 암 예방과 치매 예방 효과가 기대되는 건강 음료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물론 믹스커피처럼 프림과 설탕이 포함된 제품은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지만, 적정량을 즐긴다면 큰 문제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커피를 마실 때는 지나치게 뜨겁지 않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고, 커피는 적당한 즐거움으로 곁들이는 정도가 좋겠다.